현충원의 지세
국립서울현충원은 북한산, 남산, 공작봉, 관악산으로 이어지는 서울의 푸른 동맥을 잇는 공작봉(孔雀峰) 기슭에 위치하고 있는 전형적인 배산임수의 지형을 가지고 있다.
공작봉은 서울 강남에서 드물게 푸르른 녹지를 가진 현충원을 감싸 안은 봉우리로 양쪽으로 뻗어내려 불끈 솟아올랐다가는 엎드리는 듯 줄기와 봉우리가 만나고 헤어지면서 늠름한 군사들이 여러 겹으로 호위하는 모양으로 기운이 뭉쳐 있다.
사방의 산은 군인들이 모여 아침 조회를 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고 지하에는 여러 갈래 물줄기가 교류하여 생기가 넘치는 명당자리라고 볼 수 있다. 또한 전체의 형국은 공작이 아름다운 날개를 쭉 펴고 있는 모습으로 공작장익형(孔雀張翼型)이면서, 장군이 군사를 거느리고 있는 듯한 장군대좌형(將軍對座形)이다. 즉, 좌청룡(左靑龍)의 형세는 웅장한 산맥의 흐름이 마치 용이 머리를 들어 꿈틀거리는 듯 한강을 감싸 호위하는 형상이고, 우백호(右白虎)의 형세는 힘이 센 호랑이가 엎드려 머리를 조아리는 듯하며 전후좌우로 솟은 사방의 봉우리와 산허리는 천군만마(千軍萬馬)가 줄지어 서 있는 형상과 같다.
정면 앞산을 바라보면 주객이 다정하게 마주 앉은 모양이고, 멀리 보이는 산은 마치 물소뿔 모양이며 한강 물은 동쪽에서 나와 서쪽으로 흘러들어 마치 명주 폭이 바람에 나부끼듯 하늘거리며 공작봉을 감싸 흘러 내려가고 있다.
이와 같이 국립묘지가 위치한 공작봉(孔雀峰)은 산수의 기본이 유정(有情)하고 산세가 전후좌우에 펼쳐져 흐르는 듯하여 하나의 산봉우리, 한 방울의 물도 서로 조화를 이루지 않은 곳이 없으며 마치 목마른 코끼리가 물을 마시는 듯한 형상인 갈형취상(渴形取象)으로 그야말로 명당 중의 명당이라 할 수 있다.
주요수종
국립서울현충원 주요 수종으로는 소나무, 잣나무, 은행나무, 벚나무류 등 교목 73종과 무궁화, 철쭉류, 진달래 등 관목 43종이 있다. 이중에서도 성역분위기에 어울리는 소나무가 광장, 현충탑 등 주요부분에 식재되어 있으며, 정문에서 현충탑까지 이어지는 주요길에는 수양벚나무가 식재되어 있어 봄철이면 현충원의 아름다운 벚꽃경치를 이룬다.
또한, 3㎞에 이르는 순환도로는 직경이 30cm내외로 자란 은행나무를 비롯하여 많은 종류의 활엽수종이 어우러져서 봄 여름의 싱싱한 푸르름과 가을철의 노랗고 빨간 오색 단풍이 뒹구는 낙엽의 거리, 그리고 눈 내리는 겨울철에는 하얀 눈길을 조성함으로써 많은 방문객에게 아늑하고 정감있는 산책길을 제공해 주고 있다. 이밖에도 노령목 및 희귀목으로는 양버들, 오동나무, 수양벚나무, 쪽동백나무, 서어나무, 스트로브잣나무, 섬잣나무, 산딸나무, 귀룽나무, 주엽나무 등이 있다.
야생화 현황
국립서울현충원은 좀더 쾌적한 성역을 위해 묘역간 도로에 벌개미취(들국화류) 등의 야생화를 심어 단조로운 길을 특성화하고 있으며, 할미꽃, 작약, 비비추, 옥잠화, 맥문동, 도라지꽃 등을 화단에 식재하여 계절의 변화감을 느낄 수 있게 조성했다.
조류 현황
국립서울현충원은 서울의 한강변이 대부분 개발된데 비해 1955년 창설 이래 50여년간 일반인의 출입이 제한된 울창한 숲을 보존하고 있어 도심속의 자연생태 보고라고 일컬어진다.
2005년에는 MBC TV 자연다큐멘터리에서 7개월여 동안 현충원의 조류를 중심으로 한 자연생태를 촬영해서 10.16(일)에 "현충원의 친구들"이란 제목으로 50여분동안 방송을 해 많은 사람들에게 현충원이 우리 민족의 성역으로서만이 아니라 자연생태를 잘 간직한 소중한 곳임을 인식하게 되었다.
현충원에서 서식하고 있는 조류는 약 26종으로 텃새로는 참새, 노랑턱멧새, 박새, 직박구리, 오목눈이, 붉은머리 오목눈이, 어치, 꿩, 오색딱다구리, 청딱다구리, 쇠딱다구리, 굴뚝새 ,곤줄박이 ,멧비둘기 등이며 철새는 이름만 들어도 반가운 꾀꼬리, 파랑새, 소쩍새를 비롯하여 인디안 추장새라 불리는 후투티와 호랑지빠귀, 청둥오리, 흰뺨 검둥오리 왜가리, 노랑할미새, 물총새, 청호반새, 쇠물닭, 울새, 산솔새 등이 있다. 봄철에 현충원의 특이한 아름다움인 수양벚꽃이 피고 나면 현충천(중앙하천)에 흰뺨 검둥오리가 병아리를 데리고 노니는 모습을 볼 수 있다.